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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8. 4. 14. 22:5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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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는 길에 비가 내렸어요 우주에서 비라니 참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더라고요. 비가 정말 많이 왔는데, 단 한 방울도 저를 적시지는 못 했어요. 빗물마저도 저를 하찮은 존재로 생각한 걸까요? 제 주위에만 버석한 공기를 견딜 수가 없어서 그냥 울었어요. 역시 축축하고 습한 게 제일이더라고요. 달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게 느껴지기도 하는 거, 같고 그냥 그리움을 담고 있잖아요. 살짝 코 끝을 스칠 때 짙게 배인 침몰의 향이 아찔하기도 하고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