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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8. 4. 14. 01:01
아프다, 달아. 아프다.
흉측하게 벌어진 심장은 바알간 속살만 내비추는데, 바늘과 실을 들고 있는 네 손은 좀처럼 나와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.
달아, 달아. 네가 이걸 꼬매 주어야 내가 살지, 응? 나 좀 살려 주라, 응? 너만이 나를 살릴 수 있지, 응? 나 좀 고쳐 주라, 응?
아무리 외쳐 보아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.
네가 아닌 지독한 침묵과 하룻밤을 보냈다.
아프다, 달아. 아프다.
향할 곳이 없어진 눈은 탁하게 풀어져 네가 떠난 자리만 바라보는데, 내 목표점은 아득하게 멀어지기만 한다.
달아, 달아. 네가 나타나 줘야 내가 비로소 눈을 뜰 수 있어. 네 달큰한 두 눈이 생명 잃은 내 시선과 마주쳐야 내가 앞을 볼 수 있어.
나 한 번만 다시 사랑해 주라, 응?
다시 나의 몸을 감싸 안아 나락으로, 나락으로 추락하는 것은 침묵 뿐이다.